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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심층 시리즈

PoW(작업증명) vs PoS(지분증명) – 채굴에서 스테이킹으로

by inandin23 2025.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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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블록체인 심층 시리즈’ 7편입니다.

전체 시리즈 보기 | 이전 편: 이더리움 가스비와 토큰 이코노미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암호화폐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채굴(mining)’이라고 부른다는 사실은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 겁니다. 그런데 이 말이 실제로는 수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로 컴퓨터를 돌려 수학 문제를 푸는 과정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조금 놀라게 됩니다.

실제로 히말라야 산기슭의 작은 나라 부탄은 이런 채굴을 통해 수천억 원대의 수익을 올린 사례로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남는 전기를 활용해 국가 차원에서 채굴을 해온 것이죠.

이런 이야기는 블록체인 기술이 현실 세계에서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하지만 지금 이더리움에서는, 그런 방식의 채굴이 더 이상 사용되지 않습니다. 채굴을 완전히 버리고, 지분을 기반으로 한 ‘스테이킹(staking)’ 방식으로 전환했기 때문이죠.

작업증명(PoW)와 지분증명(PoS)의 차이

비트코인은 왜 채굴을 사용했을까?

초기의 블록체인들은 거래 기록을 네트워크에 안전하게 저장하기 위해 막대한 연산력을 요구하는 ‘작업증명(Proof of Work)’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이 방식에서는 누구든지 강력한 컴퓨터를 이용해 복잡한 수학 문제를 풀면, 블록을 생성할 수 있는 권리를 얻습니다. 이를 ‘채굴’이라고 부르는 것이죠.

이런 구조는 참여자의 악의적 행위를 방지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부작용이 커졌습니다. 고성능 장비와 전기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만 참여할 수 있었고, 소수의 채굴 업체들이 점점 더 많은 권력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또한 막대한 에너지 낭비와 탄소 배출 문제도 전 세계적으로 비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더리움은 왜 ‘지분증명(PoS)’으로 바꿨을까?

이더리움은 2022년 9월, 역사적인 시스템 전환을 단행했습니다. 바로 PoW에서 PoS(Proof of Stake, 지분증명)로의 구조 변경이었습니다. 이 전환은 단순한 소프트웨어 패치가 아니라, 이더리움 네트워크 전체가 새로운 합의 알고리즘으로 재시작하는 ‘하드포크(hard fork)’였습니다.

이 하드포크는 “더 이상 전력을 태워가며 경쟁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대신 사용자는 ETH를 일정량 네트워크에 ‘예치(stake)’함으로써 블록 생성과 검증에 참여하게 됩니다. 그 대가로 보상을 받는 구조죠.

이러한 구조에서는 비용이 장비나 전기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스테이킹한 ETH 자체에 묶이기 때문에, 악의적 행위를 하게 되면 손해를 보게 됩니다.
즉, 보안은 유지하면서도 에너지를 아끼고, 참여 문턱을 낮춘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PoW에서 PoS로의 전환은 무엇이 바뀐 걸까요?

이더리움의 전환을 ‘머지(Merge)’라고 부릅니다.
이 이름은 기존의 작업증명 체인을 ‘비콘 체인(Beacon Chain)’이라는 PoS 체인과 병합(merge) 했다는 뜻에서 유래합니다. 그리고 이 사건은 단순한 기술적 전환이 아니라, 이더리움 역사상 가장 의미 있는 철학적 진화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이후 이더리움은 더 이상 채굴 장비를 요구하지 않게 되었고, 에너지 사용량도 99.9% 이상 감소했습니다. 또한, 누구나 소액의 ETH만으로도 스테이킹 풀(pool)에 참여해 네트워크 운영에 기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이더리움이 탈중앙성과 효율성의 균형을 다시 설계한 사건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용어설명
• PoW (작업증명): 컴퓨터로 복잡한 수학문제를 풀어야 거래를 기록할 수 있는 구조. 높은 보안성과 탈중앙화를 제공하지만 에너지 소비가 큼
• PoS (지분증명): 코인을 네트워크에 예치하고 검증에 참여하는 구조. 보안성과 효율성의 균형을 노림
• 스테이킹: 특정 코인을 일정 기간 네트워크에 묶어두고 그 대가로 보상을 받는 행위
• 하드포크: 블록체인 규칙 자체를 변경하여, 과거 버전과 호환되지 않는 새로운 체인을 시작하는 것
• 머지(Merge): 이더리움이 PoW 체인에서 PoS 체인으로 전환한 역사적 사건. 2022년 9월, 비콘 체인과 병합함

22년 머지 하드포크는 이더리움 구조가 바뀌면서 블록체인 기술에도 큰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머지는 그냥 이름인가요, 아니면 기술인가요?

A: Merge는 기술적 이벤트지만, 철학적으로도 큰 전환점이었습니다. 단순한 병합이 아니라 이더리움의 합의 구조 자체가 바뀐 것입니다.

 

Q: 채굴이 없어진다는 건 누구나 참여 가능해진다는 뜻인가요?

A: 예, 이제 고성능 장비 없이도 ETH만 보유하고 있다면, 스테이킹으로 네트워크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Q: ETH가 없으면 PoS 참여 못하나요?

A: 32 ETH 이상 있어야 직접 검증자가 될 수 있지만, 대부분은 소액을 스테이킹 풀에 넣고 간접 참여하고 있습니다. 

 

다음 편에는 무엇을 다룰까요?

이번 글에서 소개한 ‘머지(Merge)’는 단순한 버전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블록체인 역사에서 말하는 ‘하드포크’의 대표적인 사례였습니다.

하지만 하드포크라는 개념은 이더리움에서 단 한 번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사실 이더리움은 그동안 여러 차례의 하드포크를 거쳐, 기능과 구조를 계속 진화시켜 왔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바로 이 하드포크의 역사,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이더리움을 현재의 위치로 이끌었는지를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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