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 시리즈 보기 | 이전 편: [13편] 경쟁 블록체인과 비교

이더리움과 솔라나는 같은 블록체인 영역에서 출발했지만, 우선순위와 설계 철학이 다릅니다. 이더리움은 탈중앙 합의의 정당성을 위해 속도를 희생했고, 솔라나는 사용자 경험(UX) 일관성을 위해 구조를 단순화했습니다. 실무에서는 전자가 신뢰 인프라의 기준점으로, 후자가 실사용 전면을 확장하는 축으로 역할이 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1) 이더리움 vs 솔라나: 철학과 사용성의 대비
이더리움은 거래 기록을 네트워크 다수의 검증자가 합의로 확정합니다. 처리 시간이 길어질 수 있지만 결과에 대한 정당성과 검열 저항성을 얻습니다.
반대로 솔라나는 합의 이전에 거래 순서를 Proof of History(PoH)로 고정하고 병렬 처리합니다. 이렇게 하면 네트워크 혼잡 시에도 순서 충돌이 줄고, 사용자는 앱에 가까운 낮은 체감 지연을 경험합니다.
정리하면 이더리움은 신뢰의 분산을 최우선에 두고, 솔라나는 반응성·일관성을 체감 목표로 둡니다.
2) 솔라나의 비전: “인터넷처럼 작동하는 블록체인”
솔라나가 그리고 있는 미래는 단순히 빠른 블록체인이 아닙니다. 창립자 아나톨리 야코벤코는 “사용자가 블록체인을 인식하지 않아야 진짜 블록체인이다”라고 말합니다. 즉, 블록체인이 웹의 배경처럼 작동하고, 사용자는 지갑 연결이나 승인 절차 없이 자연스럽게 트랜잭션을 수행할 수 있는 세상을 지향합니다. 이러한 철학의 중심에는 일상성과 접근성이 있습니다. 블록체인을 소수의 기술이 아니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공공 인프라로 바꾸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솔라나는 세 가지 축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첫째, 기술적 확장성입니다. 빠른 합의(Proof of History)와 병렬 실행(Sealevel)을 통해 단일 체인에서도 수천 건의 거래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둘째, 사용자 경험(UX)입니다. 복잡한 절차를 최소화하고, 웹·앱 어디서든 블록체인을 사용할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를 단순화하고 있습니다.
셋째, 생태계 연결성입니다. 다른 체인이나 실물 네트워크와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블록체인이 현실 서비스의 기반으로 확장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요약하자면, 솔라나는 속도와 효율을 넘어 “누구나 쓸 수 있는 블록체인”을 만들고자 합니다. 이런 비전은 이후의 다양한 프로젝트들, 예컨대 대규모 NFT 발행, 실물 네트워크 이전, 자산의 신뢰형 이동, 그리고 체인 간 기능 공유 같은 실험으로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비전은 철학에서 시작되지만, 솔라나는 그것을 현실로 옮기고 있습니다.
3) 실행 사례: 연결성·대중성·현실성의 징후
- Wormhole은 솔라나-이더리움-폴리곤-아발란체-코스모스를 잇는 크로스체인 메시징 레이어로, 단순 브릿지 자산 이동을 넘어 체인 간 기능 호출을 가능하게 합니다.
- Circle CCTP는 USDC를 체인 간 소각/재발행으로 이동시켜 별도 유동성 풀이 없는 신뢰형 전송을 보여줍니다.
- Helium은 자체 체인을 종료하고 솔라나로 이전해 수백만 실물 디바이스가 온체인 결제·보상 흐름에 연결되는 현실 세계 사례를 제시했습니다.
- Actions & Blinks는 웹·SNS 링크 한 번으로 온체인 트랜잭션을 실행해 dApp 밖으로 UX 반경을 넓혔고,
- State Compression(cNFT)는 대량 NFT를 초저비용으로 발행해 게임·멤버십·브랜드 토큰 등 대중형 배포를 용이하게 만듭니다.
이 조합은 솔라나가 단순 “고속 체인”을 넘어 사용 가능한 플랫폼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4) 이더리움의 현재: 신뢰를 유지한 확장
이더리움은 확장을 레이어2(Rollup)로 수행합니다. Arbitrum, Optimism, Base 등 롤업이 메인체인 위에서 트랜잭션을 압축·증명하고, 최종성은 이더리움에 정착시킵니다. 이 구조는 메인 L1의 보안/탈중앙성을 유지하면서 처리량을 늘리는 장점이 있습니다. 동시에 표준화된 도구·ABI·개발자 생태계를 바탕으로 제도권 연결성(규제 친화, 커스터디, 리스크 관리)에서 기준점 역할을 고착화하고 있습니다.
5) 리스크와 과제: 구체적 위험과 균형의 문제
솔라나는 과거 네트워크 다운타임이 반복된 전력이 있습니다. 트래픽 급증이나 검증자 노드 동기화 불안정이 발생할 때 전체 체인이 멈추는 사례가 있었고, 이는 속도를 극대화한 구조가 운영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2022년에는 지갑 서비스 Slope Wallet의 키 관리 취약점으로 대규모 지갑 탈취가 발생했습니다. 체인 자체 결함은 아니었지만, 생태계 전반의 보안 인식과 공급망(지갑·인프라) 보안 중요성을 환기한 사건으로 평가됩니다. 결과적으로 솔라나는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클라이언트 품질, 검증자 운영, 보안 모범규범(키 보관, 서명 경계,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이더리움은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지만 확장을 레이어 2(롤업)에 의존합니다. 이 구조는 메인체인의 신뢰를 유지하는 장점이 있는 반면, 사용자가 체인과 L2 사이를 오갈 때 수수료·지연·브릿지 위험 등으로 UX가 분절될 수 있습니다. 또한 롤업별 보안 모델·탈중앙화 수준이 서로 달라, 사용자는 표준화가 완료되기 전까지 각 롤업의 리스크 프로필(시퀀서 가용성, 프루빙 체계, 금고·브릿지 관리)을 구분해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리하면, 두 체인의 다음 장은 말 그대로 균형의 문제입니다. 솔라나는 하나의 L1에서 모든 것을 처리하는 통합형 고속 전략을 유지하면서도 가동률·안정성·공급망 보안을 얼마나 끌어올리느냐가 관건입니다. 이더리움은 분산형 확장 전략 속에서 UX 단절·브릿지 위험을 줄이고 롤업 간 호환·표준을 얼마나 매끄럽게 정착시키느냐가 승부처입니다. 결국 “속도와 신뢰”, “단일성과 확장성”의 균형을 누가 더 현실적으로 달성하느냐가 향후 경쟁력을 좌우합니다.
6) 투자자 관점: 기준선과 전면의 포지셔닝
이더리움은 ‘디지털 국채’처럼 기준 자산의 성격이 강합니다. 장기 보유·커스터디·기관 연결에서 표준성과 자산 안전성이 강점입니다. 솔라나는 ‘테크 성장주’에 가깝습니다. 대중형 앱, 초저비용 대량 발행, 실시간 상호작용을 전제로 사용자를 빠르게 넓히는 실험이 이어집니다. 실무에서는 신뢰의 기반(Ethereum) 위에 실행의 기반(Solana)을 더하는 멀티체인 조합이 늘고 있으며, 자산 보관·정산은 이더리움, 사용자 인터랙션·캠페인·게임 로직은 솔라나에 배치하는 식의 역할 분담이 자주 관찰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솔라나는 레이어2가 필요 없나요?
A. 철학적으로는 L2 없이 L1 내부 최적화로 확장을 지향합니다. 반면 이더리움은 L2 분업으로 확장합니다. 두 접근은 상호 배타적이라기보다, 멀티체인 연결성에서 보완 관계를 형성합니다.
Q. 이더리움의 UX 분절 문제는 해결될 수 있나요?
A. 롤업 간 표준화, 공유 브릿지의 보안 고도화, 그리고 지갑·인증 레이어 개선이 병행되면 사용자 체감은 크게 완화될 수 있습니다.
마무리 & 한 줄 요약
이더리움이 생태계의 신뢰 기준선을 제공한다면, 솔라나는 그 위에 사용자 경험을 입혀 대중 접점을 넓힙니다. 멀티체인 시대의 완성은 두 체인의 연결에서 가속될 가능성이 큽니다.
한 줄 요약: “솔라나는 사용자의 블록체인, 이더리움은 신뢰의 블록체인”입니다.
다음 글 보기 → [15편] Polkdot의 평행체인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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