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법안(지니어스법, 클레리티법,반CBDC법)이 만드는 암호화폐 질서 변화
1편: 클레리티법(CLARITY Act) – 디지털 자산 규제 대전환
2편: 지니어스법(GENIUS Act) – 스테이블코인 규제와 디지털 달러
3편: 반CBDC법(Anti-CBDC 법안) –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제한
4편: 종합 분석 – 3대 법안이 만드는 암호화폐 질서 변화
2025년, 미국은 암호화폐와 디지털 금융을 둘러싼 법적 틀을 본격적으로 정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심에는 세 가지 중요한 법안이 있습니다. 하나는 디지털 자산 규제 권한을 명확히 한 클레리티법(CLARITY Act), 또 하나는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에 편입한 지니어스법(GENIUS Act), 마지막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을 제한하는 반CBDC법(Anti-CBDC 법안)입니다.
이 세 가지 법안은 단순히 개별 규제에 그치지 않고, 미국의 금융 패권 전략과 디지털 자산 시장 구조를 바꾸려는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각각의 법안이 어떤 의미를 갖고, 서로 어떤 영향을 주며, 앞으로 어떤 변화를 예고하는지 분석해 보겠습니다.
클레리티법(CLARITY Act) – 디지털 자산 규제 대전환
클레리티법은 디지털 자산이 ‘증권(Security)’인지 ‘상품(Commodity)’인지를 명확하게 구분하는 법안입니다. 그동안 미국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어떤 코인이 SEC(증권거래위원회) 관할인지, 아니면 CFTC(상품선물거래위원회) 관할인지 불분명해 많은 혼란이 있었습니다.
이 법안은 비트코인, 이더리움처럼 발행 주체가 없고 탈중앙화된 코인은 CFTC가 규제하고, 특정 프로젝트가 자금을 모집하기 위해 발행한 토큰 등은 SEC가 규제하는 구조를 명확히 했습니다. 이로써 기업과 투자자 모두 자신이 어떤 법적 환경 속에 있는지 명확히 알 수 있게 되어, 디지털 자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크게 줄어드는 효과가 기대됩니다.
지니어스법(GENIUS Act) – 스테이블코인 규제와 디지털 달러
지니어스법은 스테이블코인을 법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한 첫 번째 본격 입법입니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가치에 연동되어 가격 변동성이 적고, 해외 송금·결제에서 많이 사용됩니다. 하지만 그동안 규제 사각지대에 있었기 때문에 안정성과 신뢰성 문제가 제기되었습니다.
이 법안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반드시 은행 수준의 인가를 받고, 준비금을 1:1로 보유하며 정기 보고하도록 의무화했습니다. 이로써 스테이블코인은 사실상 디지털 달러로서 기능할 수 있게 되며, 특히 통화 불안정 국가에서 자국 통화 대신 디지털 달러를 사용하는 흐름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큽니다. 한편, 안정적인 경제권에서는 금융 편의성과 결제 혁신 효과가 기대됩니다.
반CBDC법(Anti-CBDC 법안) –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제한
반CBDC법은 아직 발의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 법안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개인 대상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발행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는 정부가 모든 거래를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다는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를 방지하고, CBDC 대신 민간 스테이블코인 중심의 결제 혁신 구조를 유지하겠다는 의도가 반영된 정책 신호입니다.
정치적으로는 ‘정부가 금융 데이터를 과도하게 통제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으며, 앞서 제도권으로 들어온 스테이블코인을 민간 디지털 달러로 성장시키려는 흐름과 맞물립니다.
세 법안이 함께 만드는 변화
이 세 가지 법안은 각각 다른 기능을 하지만, 함께 보면 하나의 큰 그림을 그립니다. 클레리티법은 자산의 법적 지위를 명확히 하고, 지니어스법은 스테이블코인을 합법적 디지털 달러로 만들며, 반CBDC법은 정부가 직접 디지털 화폐를 발행하지 않고 민간 중심 구조를 유지하도록 유도합니다.
이로 인해 미국은 글로벌 금융에서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 대신 ‘민간이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금융 질서를 만들려 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달러의 국제적 영향력을 더욱 넓히면서, 개인의 금융 프라이버시와 혁신 환경도 일정 부분 보장하려는 전략입니다.
시장에 미칠 영향과 전망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같은 주요 암호화폐는 역할이 조금씩 달라질 가능성이 큽니다. 결제·저축 영역은 규제받는 스테이블코인이 맡게 되고,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 같은 가치 저장 수단, 이더리움은 탈중앙화 금융(DeFi)과 애플리케이션 플랫폼 역할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통화 불안정 국가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달러 사용이 더 널리 확산되면서 자국 통화가 약화될 위험이 있습니다. 반면, 안정적인 경제권은 결제 효율성과 혁신 혜택을 얻을 수 있습니다. 미국은 이를 통해 CBDC 없이도 달러 중심의 디지털 금융 패권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정리
미국의 암호화폐 3대 법안은 단순한 규제를 넘어, 디지털 자산 시장 구조와 금융 주도권에 대한 국가 전략을 담고 있습니다. 앞으로 반CBDC법이 실제로 통과될지, 지니어스법이 어느 범위까지 적용될지에 따라 글로벌 금융 질서가 요동칠 수 있습니다.
이제 시장은 한 가지 중요한 질문에 답해야 합니다. “미국이 선택한 민간 중심 디지털 금융 모델이 글로벌 표준이 될 것인가?” 그 답은 앞으로 몇 년간의 입법 과정과 시장 반응에 달려 있습니다.